[사례관리 사회사업 2.2] 욕구 _ 욕구 선택
욕구
욕구 선택
문제를 없애려는 소극적 욕구도 존중하지만 되도록 좋은 걸 이루고 누리려는 적극적 욕구에 주력합니다. 이때, 당사자가 요구하지만 우리가 이룰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우리 한계를 생각합니다. 사회사업가의 정체성, 처지와 역량, 기회비용과 자원을 생각했을 때 돕기 어려운 욕구가 있습니다. 당장 이런 욕구는 내려놓습니다. 우리 쪽 상황을 살펴 잘 도울 수 있는 욕구를 우선 선정하고 합의합니다. 당사자의 상황이 안타깝다며 심각하고 만성적인 문제를 붙잡으면 거의 해결하지 못합니다.
여러 선생님이 이 부분에서 혼란스러워합니다. 당사자가 힘들어하고 그래서 도와달라고 하는 일인데 이를 외면하는 건 무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을 어떻게 도울까요?
복지관은 대체로 한 업무를 오래 맡지 못합니다. 사회사업가도 여러 이유로 퇴사하는 일이 많습니다. 결국, 사례관리 업무를 1년 이상 맡기 어려운 게 복지관 현실입니다. 즉, 지금 만나는 당사자를 한 해도 꾸준히 돕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더욱 문제를 직접 건드리는 방식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기회비용을 생각합니다. 당사자와 함께하는 시간 동안 온통 문제만 이야기하다 헤어지면 아쉽습니다. 당사자도 무척 서운할 겁니다. 게다가 복지관은 사례관리 업무 하나만 맡아 진행하지도 못합니다.
이는 당사자의 욕구를 외면하는 게 아닙니다. 당사자의 욕구를 존중하지만 우리 정체성과 처지와 역량을 생각하여 진정 당사자에게 유익이 있겠다는 방법으로 돕는 겁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감당할 수 있는 욕구를 당사자와 합의합니다.
성공은 작은 성공을 기반으로 합니다. 당사자 상황을 살펴 당장 해볼 만한 일, 당사자를 매력적이게 하는 일을 계획합니다. 이런 일들의 성취 경험이 쌓여 자신이 생기고 역량이 됩니다.
이렇게 도왔던 여러 선생님의 이야기를 모아보니, 대체로 이런 방식으로 도우면 당사자와 신뢰도 쌓인다고 합니다. 당신의 좋은 모습을 보려 하고, 좋은 것을 이루게 돕겠다고 하니 이해와 공감이 따라옵니다. 게다가 이렇게 이뤄가는 가운데 처음에는 심각하게 여겼던 일이 별것 아니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좋은 것을 이루고 누리는 가운데 심각한 문제의 실마리를 찾기도 합니다.*
* 이런 방식이 유익함을 보여준 증거가 있습니다. 「곡선의 시선」 (구슬꿰는실, 2022)
무슨 일이든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의 한계를 생각합니다. 복지관 사회사업가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한계를 살펴 마땅하고 잘할 수 있는 일로 나아갑니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면 때로는 내려놓고 물러나기도 합니다.*
* “딜레마 : 당신은 모든 생물의 멸종, 거대한 폭풍의 출현, 해수면의 상승, 열대병이 남극과 북극으로까지 전염되는 현상에 일조하지 않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 반면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쓰느라 양가 부모님을 서운하게 만들 수도 있다. 부모님의 분노인가? 우리 별의 분노인가? 당신의 선택은?” 「노임팩트맨」 (콜린 베번, 북하우스, 2010)
우리 실천은 선택입니다. 각자 그 상황과 사안에 따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선택하는 겁니다. 삶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순간, 다른 쪽은 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사업가는 슈퍼맨이 아니고, 슈퍼맨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교육복지 현장에서 적극적 욕구 선택
교육복지 현장에서도 아이들을 도울 때, 아이들의 가난·고통·질병·장애·왕따·폭력… 수많은 문제를 만납니다.
이를 하나씩 없애는 방법으로 도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한계도 생각합니다. 교육복지사 정체성과 처지와 역량을 생각하여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로 돕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있거나, 믿고 따르고 의지하는 선생님이 계시면 든든합니다.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어도 이런 친구와 함께하거나 좋은 선생님이 계시면 수많은 문제가 있어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학교 가는 재미, 놀고 공부하는 재미가 문제를 희석합니다. 교육복지사는 이런저런 교육복지 활동으로 친구가 서로 어울리게 도울 수 있고,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를 기를 수 있습니다. 재미난 다양한 활동으로 꿈이 생기기도 합니다.
좋은 ‘친구’와 의논할 수 있는 ‘선생님’,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이것이 당장 마주한 현실의 문제를 넘어설 힘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교육복지사의 정체성과 처지와 역량을 살피면서 해 볼 만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여 아이들을 돕자는 겁니다.
* 복지관이나 교육복지 현장에서 아이의 인격과 관계를 기르는 좋은 활동 사례집
「우리가 공유한 골목길」, 「일상생활기술학교」, 「나가 놀자」, 「북소리를 울려라」
규범적 욕구
당사자의 문제(욕구)를 해결해야 할 상황이라고 규정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판단기준, 즉 규범이 있어야 합니다. 그 기준에 따라 문제인지 아닌지, 사회사업가가 도와야 할지 말지를 결정합니다. 대체로 사회 관습이나 그 사회가 허용하는 한계, 여론이 사회 규범을 정합니다.
‘사회적’ 규범이라고 하지만, 이를 판단하는 이는 사회사업가입니다. 현실적으로 이 기준을 정하는 이가 사례관리 업무에서는 사회사업가입니다. 이는 당사자의 느끼고 표현하는 욕구와 다를 수 있습니다.
규범 : 인간이 행동하거나 판단할 때에 마땅히 따르고 지켜야 할 가치 판단의 기준. (네이버 국어사전, 2018.7.)
Jonathan Bradshaw의 욕구이론
첫째, 규범적 욕구(normative need)는 전문가들에 의해 어떠한 기준을 통해 욕구로 규정된다. 예를 들면, 의료전문가에 의해 설정된 영양기준에 따라 영양실조로 판정되는 경우나, 사회사업가 일인당 생활보호대상자의 수를 정하는 경우 등…
둘째, 느껴진 욕구(felt need)는 한 개인이 자기의 욕구라고 생각하는 욕구임. 흔히 사회조사에서 자기의 욕구가 무엇인가 응답케 하여 얻어지는 욕구가 이에 해당된다.
셋째, 표현된 욕구(expressed need)는 충족을 위해 무엇인가 해주기를 요구하는 욕구를 말함. 예컨대 어린 자녀를 위해 탁아소를 마련해 달라는 젊은 부부들의 요구가 이에 해당된다.
넷째, 비교 욕구(comparative need)는 여러 지역들 간에 존재하는 서비스 수준의 차이를 나타내는 욕구이다. 예를 들면, 비슷한 인구학적 특성을 안고 있는 두 도시 간에 탁아시설의 분포에 차이가 있다면, 한 도시는 탁아욕구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어떤 문제에 어떤 욕구 개념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해결책을 마련하기가 용이할 수도 있고 힘들 수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상의 네 가지 욕구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일수록 해결책을 강구하기가 쉽다고 할 수 있다.
「실무중심의 지역사회 이론과 실제」 (정호영, 2008)
브래드쇼우는 사회적 욕구를 다루면서 규범적 욕구, 인지된 욕구, 표현적 욕구, 비교적 욕구의 개념을 제안하였습니다.
규범적 욕구는 사회적 기준이나 전문가에 의하여 바람직한 수준이 정해지고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수준과 비교하여, 개인이나 집단이 바람직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그들은 욕구상태에 있다고 보는 개념입니다. 최저생계비에 미달하거나 한부모 가족과 같은 사회적 가치에 부족하다고 동의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규범적 욕구는 실제 클라이언트의 욕구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이 큰 차상위계층과 상당히 절제된 삶을 사는 수도자의 경우 규범적 욕구만으로 판단할 때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 욕구 다시 보기」 (우수명, 인간과복지,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