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업 글쓰기/사회사업가 칼럼11 [김은진] 질문하지 않는 후배에게 질문하지 않는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 김은진 종합사회복지관 과장, 저자 제가 일했던 기관에서 월 1회 의무적으로 슈퍼비전 회의할 때가 있었습니다. 아마 대부분 복지관이 이렇게 슈퍼비전을 진행할 겁니다. 보건복지부 평가 때 점수를 잘 받기 위함일 수도 있고, 후배를 잘 돕기 위한 기관 방침일 수도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어찌나 빨리 돌아오던지. 후배가 슈퍼비전 계획서를 결재 올리면 그 계획서에 적힌 내용을 토대로 슈퍼비전을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후배가 미리 써서 제출한 슈퍼비전 계획서를 살펴보아야 슈퍼바이저인 나도 어떤 내용으로 슈퍼비전 줄 것인지 미리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후배는 늘 기한을 넘겨 겨우 작성해 왔고 그 내용은 ‘슈퍼비전’이라는 이름으로 이야기 나누기에는 다소.. 2024. 8. 30. [이강학] 안과 밖 : 탈시설의 빛과 그림자 안과 밖 : 탈시설의 빛과 그림자 이강학 교남소망의집 한집에 사는 사람이 많으면 문제가 생긴다. 우선 자신만의 공간이 없다. 공간이 부족해 한방에 두세 명이 쓰거나 많게는 예닐곱 명이 쓰기도 한다. 나만의 공간이 없다는 건 나만의 시간이 없다는 뜻이다. 사람이 많으면 효율을 따지게 된다. 밥도 다 같이 먹고 목욕도 정해진 시간에 한다. 운동도 낮에만 하고 간식도 그날 정해진 것으로 먹어야 한다. 잠자리도 정해진 때에 들어야 하고 일어나는 시각도 동일하다. 개별 활동도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 모두 따로따로 활동하다 보면 정해진 시각에 해야 할 일이 미뤄지기에 공동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함께 살다 보면 마찰도 잦다. 다툼과 오해가 생긴다. 의사표현이 서툴러 더 큰 오해로 번진다. 이를 중재하다 .. 2024. 7. 20. [김선형] 반려동물 : 이제는 가족 구성원 반려동물 : 이제는 가족 구성원 김선형 의료사회사업가,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사회사업팀 공동 저자 “김선형 선생님! 저희 강아지 키우기로 했어요” 동료 선생님이 강아지를 양육하기로 했습니다. 30년 전만 해도 강아지를 집 밖에서 기르는 것이 당연시하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집 안에서 기르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반려동물에 대해 동료들과 얘기했던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엄마가 강아지가 죽고 나서 엄청 힘들었지. 우울증이 왔었어. 나도 많이 힘들었어. 지금 죽은 지 3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강아지 입혔던 옷을 가지고 있어. 그냥 가족인 거야.” 말 그대로 반려동물은 가족입니다. 단순히 제 주변 이야기라서가 아닙니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의 반려동물 양육인구비율은 17.. 2024. 7. 17. [조은정] 타이레놀 두 알의 효과 : 몸과 마음의 고통 타이레놀 두 알의 효과 : 몸과 마음의 고통 조은정 부작용 없이 마음을 치유해주고 안정된 상태를 만들어 주는 약이 있다면 먹겠는가? 솔깃하다. 외로움, 슬픔, 고독, 알 수 없는 불편한 감정을 없애주고 마음의 평화를 몇 알의 약으로 얻을 수 있다니, 늘 마음이 번잡한 나는 구미가 당긴다. 소설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소담출판사, 2015)에는 불편한 감정을 지우고 행복에 빠져드는 약 ‘소마’가 존재한다. 금요일이 되면 모든 근로자에게 소마가 배급되고 멋진 신세계 사람들은 토요일에 소마를 반 그램 먹어, 삶에 제 멋대로 찾아드는 불편한 감정을 초장에 차단한다. 소마 1그램을 먹으면 동아시아를 여행하는 기분에 빠져들 수 있고, 2그램 정도면 우주여행을 하는 듯한 휴식에 빠져들 수 있다. 소마.. 2024. 7. 16. [김은진] 슈퍼비전과 잔소리의 차이 슈퍼비전과 잔소리의 차이 김은진 후배에게 슈퍼비전을 주다 보면 늘 고민하게 됩니다. 내가 하는 슈퍼비전이 후배에게 잔소리로 들리는 것은 아닐까. 저 또한 선배 슈퍼비전이 잔소리로 들릴 때가 있었습니다.우선 사전적 의미를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해 국어사전에서 ‘잔소리’를 찾아보았습니다. 국어사전에서는 두 가지로 잔소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또는 그 말.둘째,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 또는 그런 말. 사전적 의미로 보아 잔소리는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 없이 그저 늘어놓는 말입니다. 상대방이 듣기 싫을 정도로 꾸짖거나 참견하는 말입니다. 저 스스로 이해하기 쉽게 어렸을 적 엄마의 잔소리를 떠올려보았습니다. 제 경험을 비춰보니 제가 한 그 행.. 2024. 7. 16. [고진실] 장애 체험 프로그램, 당사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요? 장애 체험 프로그램, 당사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요? 고진실 저자 장애인복지기관에 입사하자마자 신입 직원 교육을 받았습니다. 법인이나 기관 사업 소개를 중심으로 한 자체적인 교육과 타기관과 연계하여 진행하는 장애 이해 교육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때 장애 이해 교육을 위해 서울의 어느 장애인복지관을 방문했습니다. 해당 기관에서는 장애 이해를 돕기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지역 주민을 비롯하여 체험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청 후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기관 안에는 장애 체험을 위한 장소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큰 비용을 들여 만든 공간입니다. 다양한 구조물과 도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체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발달장애(인지적 장애) 체험을 한 번.. 2024. 7. 11. [김은진] 범죄를 행했던 당사자, 도와야 할까? 범죄를 행했던 당사자, 도와야 할까? 김은진 복지관 사회복지사로서 당사자를 돕다 보면 여러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분들을 만납니다.다양한 분들을 만나다 보면 사회복지사가 도와야 할 당사자인지 딜레마에 처할 때도 있는데요.만약 내가 만난 당사자가 범죄를 행했던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2021년, 파렴치 범죄로 10년간 교도소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생활고 때문에 자신이 거주하는 시에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만 65세 이상으로 기초연금까지 챙겼습니다. 만 65세를 넘긴 조두순은 근로 능력이 없는 노인으로, 배우자는 만성질환 등으로 취업이 힘든 상태로 보고 있어 시에서는 조두순 부부의 기초생활보장수급 자격을 통과했습니다. 시는 조두순이 만 65세를 넘어 근로 능력이 .. 2024. 7. 11. [이가영] 출소자를 어떻게 도와야 할까? 출소자를 어떻게 도와야 할까? 이가영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 부장 ‡ 서울 신림동하면 한 때 행정, 외무,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생들이 각종 수험서를 옆에 끼고 고시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청운의 꿈을 품고 책장 넘기는 곳의 상징이었다.고시생은 하루의 대부분을 학원이나 독서실 책상에서 해결하고, 밤에는 발 뻗고 누워서 잘 수 있는 면적만 확보되면 되기에고시원, 원룸, 오피스텔 같은 숙소들이 고시생 수요에 맞게 이미 형성되어 있었다.그러나 이것도 옛말. 사법고시 폐지로 고시생들이 대량 빠진 이후, 신림동 고시촌에서는 더 이상 고시생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그럼 그 고시원은 어떻게 되었을까. 월세가 16만 원에서 30만 원에 해당하는 고시원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저렴한 월.. 2024. 7. 11. [김은진] 당사자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무기력해질 때 당사자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무기력해질 때 김은진 저자 당사자를 만나다 보면 사회복지사로서 당사자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무기력해질 때가 있습니다.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이 전문성이 부족한 것 같아 당사자에게 미안해지기도 합니다.만약 내가 아닌 다른 사회복지사를 만났더라면당사자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 죄책감마저 들기도 합니다.이런 생각이 계속되어 사회복지사로서 소진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꽤 많이 봐왔습니다.선배로서 후배 사회복지사의 이 마음이 귀합니다.어쨌든, 당사자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당사자가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더 나은 삶을 살게 돕고 싶은 마음이 큰 거니까요.그런데 달리 생각해 보면 이러한 고민 자체에 오류가 있는 건 아닐까요? 제가 생각한 오류는 다.. 2024. 7. 9. [이연신] 아동학대 신고를 꼭 해야 할까요? 아동학대 신고를 꼭 해야 할까요? 이연신, 충남가정위탁지원센터 팀장 신고를 망설이는 이유 아동과 함께 일하는 사회복지사는 종종 아동의 학대 정황을 듣기도 보기도 합니다.가정위탁지원센터 일할 때에도 그렇습니다.위탁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위탁아동이 위탁보호자로부터 친부모로부터때론 주변 어른으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이때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 사회복지사는 즉시 신고를 해야 합니다.그렇지만 신체학대와 같이 뚜렷하게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서학대나 방임의 경우 신고를 주저하게 합니다.위탁보호자 또는 친부모로부터 학대 의심되는 상황은 신고 이후 아동이 어디서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인지,가족을 뿔뿔이 헤어지게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 신고를 주저합니다.신고로 인해 가해자로부터 과도한 민원이.. 2024. 7. 8.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