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업 글쓰기19 [김은진] 질문하지 않는 후배에게 질문하지 않는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 김은진 종합사회복지관 과장, 저자 제가 일했던 기관에서 월 1회 의무적으로 슈퍼비전 회의할 때가 있었습니다. 아마 대부분 복지관이 이렇게 슈퍼비전을 진행할 겁니다. 보건복지부 평가 때 점수를 잘 받기 위함일 수도 있고, 후배를 잘 돕기 위한 기관 방침일 수도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어찌나 빨리 돌아오던지. 후배가 슈퍼비전 계획서를 결재 올리면 그 계획서에 적힌 내용을 토대로 슈퍼비전을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후배가 미리 써서 제출한 슈퍼비전 계획서를 살펴보아야 슈퍼바이저인 나도 어떤 내용으로 슈퍼비전 줄 것인지 미리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후배는 늘 기한을 넘겨 겨우 작성해 왔고 그 내용은 ‘슈퍼비전’이라는 이름으로 이야기 나누기에는 다소.. 2024. 8. 30. [공유선] 사회사업을 좋아하고, 그 한계를 알고, 이를 기록하는 사회사업가 사회사업을 좋아하고, 그 한계를 알고, 이를 기록하는 사회사업가 공유선 나는 사회사업가입니다 퇴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르신을 거드는 일을 했습니다. 5년을 다니고 청춘을 바쳤다고 하기에는 짧은 기간이지만 마음을 쏟은 곳이었기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해보고 싶은 일도, 다시 잘하고 싶은 일도 있습니다. 동료들과 신나게 절차탁마하며 달릴 준비되었는데, 이곳에선 여기까지입니다. 퇴사 전 후배들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기 바쁩니다.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도 제안했습니다. 후배들도 제가 지내왔던 것처럼 즐겁게 일하기를 바랐습니다. 사회사업 현장에서 일하는 게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웠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잘 매듭짓는 일만 남았습니다. 소명을 이루는 다음 단계로 나아갑니다. 사회사업의 길로 들어섰을 때, 가.. 2024. 7. 28. [고진실] 사회사업가로 8년 사회사업가로 8년 고진실 바라던 꿈은 아니었지만 ‘나는 어떤 사회사업가일까? 어떤 모습의 사회사업가가 되길 바라는 것일까?’ 대학 입시 때 사회복지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훌륭한 사회사업가가 되길 바라며 간절히 꿈꿔온 길은 아니었습니다. 전망이 좋다는 이유로 주변인의 추천을 받았고 안정적인 직업을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학교에서 각지에서 모인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사회사업가가 되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왔고 꿈을 이루기 위해 전공을 선택한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혼자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을 때도 있었습니다. 소신 없이 전공을 선택한 것이 부끄러웠고 꿈에 한 발짝 다가선 친구들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래도 선택한 길이니 중간에 포기하기보다 잘 졸업하길 바랐습니다. 현장에 나가면 달라질 것.. 2024. 7. 28. [권대익] 신명나게 일하는 사회사업가 신명나게 일하는 사회사업가 권대익 사회복지를 선택한 이유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이 끝나고서야 진로를 고민했습니다. 여느 학생처럼 입시공부에만 몰두하느라 정작 나의 적성과 인생 계획을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겁니다. 무슨 학과를 지원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모태신앙으로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던 저에게 주변에서는 신학대학교를 추천했습니다. 부르심과 소명에 스스로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때 사회복지대학원을 다니던 교회 강도사님께서 평소 저의 모습을 보며 사회복지학과를 추천해주셨습니다. 사회복지학과. 인생의 중요한 선택 앞에서 내 삶의 사회복지 흔적을 떠올렸습니다. 초등학교 때 이동 장애가 있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거리와 따돌림 대상이었습니다. 어떤 마음인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제가 이 친구.. 2024. 7. 28. [윤은경] 국어 선생님이 꿈이었던 소녀, 사회복지사가 되다 국어 선생님이 꿈이었던 소녀, 사회복지사가 되다 윤은경 나는 행복했을까? 학창시절 제 꿈은 국어 선생님이었습니다. 말과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좋았고,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여정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학문적 차원을 넘어 말과 글 안에 녹아있는 사회, 삶, 사람, 정신을 살피고 함께 논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랫동안 열망하던 꿈이었기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모습이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납니다. 그런데 저는 신기하게도 국어 선생님이 아닌 사회사업가가 되었습니다. 입학 원서에 적혀 있던 국어국문학 글자를 무언가에 홀린 양 사회복지학 글자로 바꾸면서 제 꿈도 삶의 방향도 자연스럽게 바뀌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2024. 7. 28. [이혜미] 주간활동센터 소그룹 프로그램 일지 주간활동센터 소그룹 프로그램 일지 이혜미말아톤복지재단 서울영동주간보호센터 벚꽃 나리는 4월, 첫 번째 나들이 (2022.4.) 오늘 아침 조회 시간이 박수 소리와 웃음으로 시끌벅적합니다. 바로 지난주 직접 투표한 결과로 벚꽃 나들이를 가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평소보다 일찍 점심 식사하고 준비했습니다. 규연 씨가 “벚꽃!”, “카페!”를 연신 외치며 준비에 분주합니다. 재윤 씨는 더 빨리 준비하고 벌써 옷까지 입었습니다. 정훈 씨도 교통카드를 잘 챙겼는지 확인합니다. 동미 씨는 아직 실감이 안 나는지 자신만의 속도로 천천히 준비합니다. 학동역에서 7호선을 타고 분당선으로 갈아타 도곡역 양재천으로 향했습니다. 지하철 개찰구에서 직접 교통카드를 찍도록 권했는데 늘 누군가가 해주었는지 카드를 세로로.. 2024. 7. 20. [이강학] 안과 밖 : 탈시설의 빛과 그림자 안과 밖 : 탈시설의 빛과 그림자 이강학 교남소망의집 한집에 사는 사람이 많으면 문제가 생긴다. 우선 자신만의 공간이 없다. 공간이 부족해 한방에 두세 명이 쓰거나 많게는 예닐곱 명이 쓰기도 한다. 나만의 공간이 없다는 건 나만의 시간이 없다는 뜻이다. 사람이 많으면 효율을 따지게 된다. 밥도 다 같이 먹고 목욕도 정해진 시간에 한다. 운동도 낮에만 하고 간식도 그날 정해진 것으로 먹어야 한다. 잠자리도 정해진 때에 들어야 하고 일어나는 시각도 동일하다. 개별 활동도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 모두 따로따로 활동하다 보면 정해진 시각에 해야 할 일이 미뤄지기에 공동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함께 살다 보면 마찰도 잦다. 다툼과 오해가 생긴다. 의사표현이 서툴러 더 큰 오해로 번진다. 이를 중재하다 .. 2024. 7. 20. [김선형] 반려동물 : 이제는 가족 구성원 반려동물 : 이제는 가족 구성원 김선형 의료사회사업가,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사회사업팀 공동 저자 “김선형 선생님! 저희 강아지 키우기로 했어요” 동료 선생님이 강아지를 양육하기로 했습니다. 30년 전만 해도 강아지를 집 밖에서 기르는 것이 당연시하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집 안에서 기르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반려동물에 대해 동료들과 얘기했던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엄마가 강아지가 죽고 나서 엄청 힘들었지. 우울증이 왔었어. 나도 많이 힘들었어. 지금 죽은 지 3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강아지 입혔던 옷을 가지고 있어. 그냥 가족인 거야.” 말 그대로 반려동물은 가족입니다. 단순히 제 주변 이야기라서가 아닙니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의 반려동물 양육인구비율은 17.. 2024. 7. 17. [조은정] 타이레놀 두 알의 효과 : 몸과 마음의 고통 타이레놀 두 알의 효과 : 몸과 마음의 고통 조은정 부작용 없이 마음을 치유해주고 안정된 상태를 만들어 주는 약이 있다면 먹겠는가? 솔깃하다. 외로움, 슬픔, 고독, 알 수 없는 불편한 감정을 없애주고 마음의 평화를 몇 알의 약으로 얻을 수 있다니, 늘 마음이 번잡한 나는 구미가 당긴다. 소설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소담출판사, 2015)에는 불편한 감정을 지우고 행복에 빠져드는 약 ‘소마’가 존재한다. 금요일이 되면 모든 근로자에게 소마가 배급되고 멋진 신세계 사람들은 토요일에 소마를 반 그램 먹어, 삶에 제 멋대로 찾아드는 불편한 감정을 초장에 차단한다. 소마 1그램을 먹으면 동아시아를 여행하는 기분에 빠져들 수 있고, 2그램 정도면 우주여행을 하는 듯한 휴식에 빠져들 수 있다. 소마.. 2024. 7. 16. [김은진] 슈퍼비전과 잔소리의 차이 슈퍼비전과 잔소리의 차이 김은진 후배에게 슈퍼비전을 주다 보면 늘 고민하게 됩니다. 내가 하는 슈퍼비전이 후배에게 잔소리로 들리는 것은 아닐까. 저 또한 선배 슈퍼비전이 잔소리로 들릴 때가 있었습니다.우선 사전적 의미를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해 국어사전에서 ‘잔소리’를 찾아보았습니다. 국어사전에서는 두 가지로 잔소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또는 그 말.둘째,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 또는 그런 말. 사전적 의미로 보아 잔소리는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 없이 그저 늘어놓는 말입니다. 상대방이 듣기 싫을 정도로 꾸짖거나 참견하는 말입니다. 저 스스로 이해하기 쉽게 어렸을 적 엄마의 잔소리를 떠올려보았습니다. 제 경험을 비춰보니 제가 한 그 행.. 2024. 7. 16. 이전 1 2 다음